보도자료
전북 완주군에 있는 삼례책마을 그림책미술관(관장 박대헌)이 피노키오를 주제로 한 기획 전시를 9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다.
전시 타이틀은 '이런 피노키오 봤나요? - 피노키오 작은 전시". 피노키오 인형-꼭두각시(마리오네타, Marionetta)를 전시해 피노키오가 탄생했던 때로의 시간 여행을 준비했다.
우리에게 알려진 피노키오의 이미지는 1940년에 개봉한 디즈니의 만화 영화를 통해서인데, 이번에 전시되는 피노키오 인형은 그 원형이라 할 수 있는 꼭두각시 인형이다. 의자에 앉아 있는 피노키오를 포함해 다섯 점의 피노키오 인형과 빈티지 감성을 자극하는 옛 책들, 그리고 포스터 등을 준비했다.
피노키오는 1883년 이탈리아 동화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 한 인형의 이야기』(원제 : Le avventure di Pinocchio. Storia di un burattino)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전에 작가가 로마 지역의 한 어린이 신문에 연재를 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동화다.
신문사가 작가에게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자 작가는 화가 나서 피노키오가 나무에 목매달려 죽는 내용으로 급히 마무리를 했다가 독자들의 항의와 애원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으로 고치고 만다. 유네스코의 자료에 따르면 260개의 나라로 번역되어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읽히게 된다.
피노키오가 오늘날에도 인기가 있는 것은 나무토막이 말을 한다는 상상력에, 그것을 깎아 만든 인형이 자라서 인간처럼 삶을 살다 결국 사람이 된다는 흥미로운 스토리 때문이다.
피노키오의 일생에는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의 경험이 투영되었을 수도 있고, 고단한 제페토를 위한 작가의 보상으로 읽힐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무명작가로 살아온 작가 자신의 치유 행위로 보인다.
이번 피노키오 전시가 의미하는 바는, 현대적 감수성과는 다른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속도와 효율에 찌든 우리의 자아를 환기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피노키오의 동심과 제페토의 소박함 등은 현대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피노키오가 탄생한 당시에 가까운 전시물이나 책이 훨씬 잘 전달해주기 마련이다. 인형과 실물 책을 통해 관람자는 동화 내용과는 관계 없이 잠시나마 고요한 시간에 머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이 되기에는 너무 딱딱하고 인간의 삶을 이해하기에는 단순한 피노키오의 초상이 특히 인형을 통해 전달됨으로써 관람자는 잠시 제페토의 입장이 돼 보는 경험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즉 피노키오에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인형과 무언의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에 실린 옛 원화들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그동안 책 원화. 삽화 등을 전시해온 그림책미술관은 이번 피노키오 전시를 통해 완주군과 인근 지역의 어린이와 또는 피노키오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관람자를 맞이한다는 입장이다